그들이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어느 토요일 아침 10시 30분쯤 영국 런던 북부의 이즐링턴구에서 소형 오토바이를 탄 두 남자가 어퍼스트리트의 상점가를 질주한다. 헬멧과 장갑을 착용하고 재킷을 걸친 그들은 마치 일본의 가미카제 특공대처럼 쏜살같이 차량 사이를 누비며 2층 버스를 빙빙 에돈다. 또 두 남자는 소형 오토바이의 앞바퀴를 들고 붐비는 거리를 달리기도 한다. 그런데 그들은 단순히 폭주를 즐기는 것이 아니라 뭔가 다른 목적이 있는 듯하다.

3~4분 뒤 그들은 갑자기 어퍼스트리트를 벗어나 한적하고 수목이 울창한 주택가로 접어든다. 보도 위에 내린 그들은 헬멧을 쓴 채 한동안 대화를 나눈다. 대화 내용은 들리지 않는다. 그러나 그들이 아마 모를 법한 사실이 있다. 2km도 채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다른 두 남자가 창문 없는 방에서 그들을 지켜보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이동하는군.” 샐이 에릭에게 말한다.
셀과 에릭은 이즐링턴구의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관제실에서 긴 계기판 뒤에 3m쯤 서로 떨어져 앉아 있다. 중년인 샐에 반해 에릭은 수십 년은 더 젊어 보인다. 둘 사이에는 아무런 잡담도 오가지 않는다.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출발하자 샐이 컴퓨터 자판을 두드려 화면에 10번 카메라의 영상이 나타나게 한다. 그러자 거기에 다시 어퍼스트리트를 질주하는 그들의 모습이 나온다. 그들이 샐의 시야에서 사라지자 에릭이 재빨리 163번 카메라로 그들의 위치를 찾아낸다. 그가 조이스틱으로 번호판이 또렷이 보일 때까지 오토바이의 후면을 확대한다.

글    로버트 드레이퍼

[출처] 내셔널지오그래픽 National Geographic (한글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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