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을 바라보는 집

앞으로 10년 이상 살 집의 개조를 앞두고 있다면 부부의 보금자리를 주목해보길 바란다. 스스로 정리가 되기에 언제나 깔끔하고 여백이 있기에 변화가 가능한 집을 소개한다.

현관문을
현관문을 열면 펼쳐지는 전실. 화분이 놓인 벽면 끝까지 확장하고 왼쪽 벽면 전체를 수납장으로 만들어 세 식구의 신발 및 운동기구 등을 여유롭게 정리할 수 있도록 했다.

이제는 집을 개조해야 할 때
모난 구석 하나 없고 과한 공간 또한 없다. 응당 그 자리에 있어야 할 것들이 질서 정연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는 집, 그래서 어느 하나 존재 이유에 대해 의구심을 가질 필요 없는 인테리어 디자인. 지난해 겨울, 10년 된 아파트를 새로운 보금자리로 결정한 후 부부는 처음으로 인테리어 개조를 결심했다. “이제 아이도 초등학교 3학년이 되었고, 우리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이 생성되고 파악된 만큼 그에 맞는 집을 만들고 싶었습니다.” 유별나게 고집하는 인테리어 스타일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각자의 생활 패턴이 확고하고 직업 특성상 항상 공부를 해야 하는 부부는 각자 전용 서재를 갖고 싶었고, 맞벌이를 하는 만큼 집 안 정리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해결될 수 있기를 바랐다. 그 흔한 인테리어 샘플 사진 하나 찾을 필요 없이 팀워크리빙 대표 임종수 씨와 집에 대한 의견을 충분히 나누었고, 향후 10년을 내다본 집이 완성됐다.

  

거실의
거실의 가장 큰 벽 전면을 수납장으로 만들었지만 장식 기능이 있는 선반과 도어가 있는 수납장을 매치해 시각적으로 답답하지 않고 세련된 느낌이 든다. 카멜 컬러 안락의자는 자코모 제품.

 

기존

기존 보조 주방을 주방의 일부로 흡수하고 나머지 공간은 세탁실로 만든 만큼 여유로운 ㄷ자 구조의 주방을 완성했다. 가열대에는 인덕션과 가스 쿡탑을 나란히 설치, 요리를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 주방 가구 하부는 모두 수납공간으로 구성해 자주 꺼내 쓰는 그릇과 조리 도구를 정리해두었다.


거실에서 바라본 키친&다이닝. 편리한 동선의 ㄷ자형 주방 구조가 돋보인다. 바닥과 벽면, 수납 가구 일체를 화이트로 통일해 반듯하게 정돈된 공간의 매력을 강조했다. 디자이너는 이런 주방의 특징을 극대화하고 상대적으로 협소한 다이닝을 독립된 공간으로 연출하기 위해 집주인이 한 번도 생각해보지 못한 블랙 테이블을 추천했다. 선택을 하기까지 망설임이 많았지만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는 게 집주인의 소회다.

블랙 테이블은 헤이, 식탁 조명은 섹토 디자인으로 모두 이노메싸, 다이닝 체어 ‘오타와’는 보컨셉 제품이다.



 

스스로 정리가 되는 집
“시각적인 매력이 먼저 포착되는 스타일리시한 집을 연출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아요. 반면 지금 개조한 집이 10년 후에도 가치 있게 만드는 건 무척 까다로운 작업에 속해요. 기본에 집중하고 본질을 추구하는 인테리어 디자인은 사용자가 살아가면서 하나 둘 그 진가를 깨달을 수밖에 없으니까요.” 이런 의미에서 인테리어 디자이너 임종수 씨는 이 집에 대해 남다른 애착을 보일 수밖에 없었다. 오랫동안 알고 지낸 친구 가족에게 오래도록 살 수 있는 ‘옳은’ 집을 만들어주어야 한다는 부담감이란! “저희 그렇게 까다롭지 않아요(웃음). 우리 부부가 특별히 원한 것은 넉넉한 수납공간밖에 없었으니까요.” 한 해 한 해 늘어나는 살림살이가 생활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라는 것을 체감한 아내는 무엇이든 필요할 때만 꺼내 쓰고 다시 수납장에 넣어두면 큰 힘 들이지 않고도 집을 깔끔히 유지할 수 있을 거란 확신을 갖고 있었던 터. 그리고 이는 디자이너의 세심한 배려와 발상의 전환을 통해 현관에서부터 침실 파우더 룸에 이르기까지 집 안 곳곳에 벽처럼 자연스럽게 존재하는 수납장으로 현실이 되었다. “책장도 가능하면 책이 보이지 않게끔 문을 만들어달라고 했죠. 제 파우더 룸의 붙박이 서랍장은 아예 화장품을 서랍 안에 보관하도록 디자인했어요.”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숨어’ 있어야 자체 정화가 된다는 것을 피력한 클라이언트와 이에 화장품 크기와 형태를 일일이 체크하며 서랍의 너비와 깊이를 정한 디테일한 작업으로 화답한 디자이너. 그래서일까, 벽면에 길게 뻗은 거울과 그 아래 나란히 놓인 화장대 수납장 상단의 여백이 그 어떤 디자인보다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부부
부부 침실에 딸린 욕실. 넉넉한 크기의 욕조를 설치해도 여유로울 만큼 넓고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 창문 덕분에 주택 같은 착각이 든다.

마스터
마스터 베드룸 문을 열면 정면으로 마주하는 파우더 룸. 화장품과 드라이기 등은 서랍 안에 정리해두고 쓰기 때문에 수납장 위에는 백승주 작가의 세라믹 동물 오브제 같은 작품을 전시할 수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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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의 위치를 바꿈으로써 완벽한 독립 공간이 된 침실. 침대 맞은편 벽에는 TV를 설치해 취침과 휴식을 함께 즐길 수 있게 했다.

 

 

 

기본을 따르고 취향을 살린 공간
공간의 일부이자 구조가 되는 수납 가구만으로 반듯하게 정렬된 집. 화이트 대리석 타일 바닥과 흰색 벽면 그리고 이를 차분하게 받쳐주는 그레이 컬러가 화룡점정처럼 느껴지는 이곳은 디자이너와 클라이언트의 생각대로 깔끔하고 모던하게 마무리되었다. 그러나 이런 고요함에도 ‘파격’이 있어야 균형이 맞는 법. 하루를 일찍 시작하는 남편은 주말 오전에는 동네 카페에서 차를 마시며 독서를 즐긴단다. 그래서 방 하나는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해 ‘집 같지 않은 공간’으로 만들어줄 것을 임종수 디자이너에게 부탁했고, ‘두 남자’는 서재 겸 홈 카페가 될 곳에 놓을 원목 테이블 상판과 조명, 심지어(?) 소품을 구하러 인테리어 매장을 직접 돌아다녔다고. “저는 스스로를 특정한 취향을 지닌 사람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방을 꾸미면서 나름 원하는 게 있다는 걸 알았어요.” 지난 5월 입주해 아직 3개월 정도밖에 살아보지 않았지만 가족은 물론 친구들은 이 집의 진가를 충분히 누리고 있다. “커피를 마시고 책을 보며 여유를 즐길 것 같은 이 고요한 공간이 40대 남자들의 아지트로 진화(?)하고 있거든요. 게다가 낮에는 우리 딸이 공부방으로 더 잘 쓰고 있으니 이처럼 바람직한 공간이 또 있을까요.”

  

집
집 같지 않은 공간을 원한 남편의 희망 사항을 담아 완성한 아지트. 독서를 즐기고 공부도 하며 휴식도 즐길 수 있는 멀티 공간이 되도록 수납은 기본, 자연스럽고 남성적인 느낌이 들도록 ‘멋’을 내봤다고. 한쪽 벽면은 책이 보이지 않도록 문이 달린 책장을 설치하고 나머지 공간은 원목 테이블과 인더스트리얼 스타일의 조명 그리고 원색의 아트 포스터 등으로 카페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 테이블 위에 놓인 트레이와 캔들까지 모두 ‘두 남자’가 함께 쇼핑한 것이다.

딸아이와
딸아이와 함께 사용하는 아내의 서재. 창 밖 풍경을 바라보며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는 아내는 창을 향해 책상을 배치했다. 덕분에 방 가운데 딸을 위한 전용 서가를 세우고 이를 기점으로 공간 한쪽에 피아노를 놓아 연주에 몰두하기 좋은 아늑한 음악실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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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의 요청 사항을 반영해 특별하게 디자인된 딸 방. 계단 구조를 응용해 독립된 침실을 만들어줌과 동시에 수납공간까지 확보했다. 한 공간이지만 학습과 취침이 분리되는 효과가 있어 좋다. 침대 옆에 걸린 빨간색 부조 작품과 오른쪽 책장 옆면에 걸린 부조 작품은 모두 백승주 작가의 작품이다.

[출처] 리빙센스(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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