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자가 사는 법ㅣ모델 장민




아버지의 나라에서 이뤄가는 모델의 꿈


월간 <샘터> 이 남자가 사는 법  모델 장민 



‘아버지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젊은 시절 스페인으로 이민 간 한국인 아버지와 스페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유럽, 태국, 미국 등에서 활동하던 모델 장민(28)이 한국행을 결심한 이유는 아버지와 아버지의 나라에 대해 알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는 스페인 남부, 지중해와 마주한 작은 소도시 엘체에서 나고 자랐다. 모델 일을 시작한 것은 5년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트레이너로 일하던 중, SNS에 올린 사진을 본 모델 관계자에게 모델 제의를 받으면서부터다. 의류와 여러 제품을 돋보이게 표현하는 작업에 매력을 느끼며 스페인을 비롯한 여러 나라에서 활동하던 그가 한국으로 간다고 했을 때 가족과 친구들은 다시 한번 생각해보라며 그를 붙잡았다.

언어도 통하지 않는 낯선 나라에 가겠다는 그를 걱정하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바쁜 나날 속에서도 2009년 돌아가신 아버지를 늘 그리워하던 그로서는 결정을 바꿀 생각이 없었다.

“아버지는 한국 스타일로 저를 키우셨어요. 누구보다 가정적이고 인자한 분이었지만 교육이나 예절 면에서는 매우 엄격하셨죠. 친구들은 자유롭게 말하고 행동하는데 전 그럴 수 없었어요. 어린 시절엔 친구들의 아버지와 다른 제 아버지를 원망한 적도 많았는데 요즘은 왜 좀 더 아버지를 이해하려 하지 않았는지 후회가 많이 돼요.” 





볼 수 없는 곳으로 떠난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아들은 아버지의 고향으로 건너가 이제라도 아버지의 마음을 헤아리고 싶었다. 아버지의 조국에서 모델로 인정받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되고 싶은 바람도 있었다. 스페인에 혼자 남겨질 어머니가 마음에 걸렸지만 성공해서 돌아오겠다는 다짐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많은 고민 끝에 온 한국인만큼, 그는 누구보다 독하게 마음을 먹었다. 처음 그가 할 수 있었던 한국말은 ‘안녕하세요’ ‘고맙습니다’ 뿐이었다. 원활한 의사소통의 필요성을 느낀 그는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한국어 공부에 매진하는 한편, 헬스와 수영, 등산, 조깅 등으로 몸을 다져나갔다.

자신에게 엄격해야 더 탄탄한 몸매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1일 1식의 식이요법까지 병행하며 모델로서의 체형 관리에 힘쓰던 그에게 곧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철저한 자기관리와 그동안의 경력이 빛을 발하며 점점 인지도가 높아져 ‘PAT’나 ‘엘르 골프’ 등의 유명 의류회사와 전속 계약을 맺었으며 최근에는 자동차, 스마트폰 등의 영상광고 분야에도 뛰어들어 활동 영역을 넓혀나가는 중이다.


모델로서의 입지를 다지는 것만큼 그가 에너지를 쏟는 또 하나의 일은 유튜브 활동이다. 그는 2017년 1월부터 모델 활동 중 만난 친구와 유럽 문화와 여행지 등을 소개하는 ‘거의 한국인’이란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

두 사람의 재치 있는 진행과 유익한 정보들로 입소문을 탄 채널은 어느새 12만명의 구독자를 보유한 인기 콘텐츠로 자리매김했다.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소개하는 예능프로인 JTBC의 <랜선라이프>에도 같이 출연한 적 있는 파워 크리에이터 데이브의 유튜브 방송과 컬래버레이션한 것 또한 그의 채널을 알리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했다.



예전부터 유튜브나 크리에이터 일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제작해본 영상에 많은 사람의 관심이 쏠리면서 그는 신선하고 차별화된 콘텐츠 생산을 위해 고민하는 크리에이터로서의 면모를 갖춰나가고 있다.

“얼마 전 함께 유튜브 채널을 진행하는 억만이 형의 ‘억’자와 제 이름 ‘민’자를 따서 ‘억민’이란 채널을 새로 만들었어요. 그전까진 하나의 주제를 놓고 편하게 이야기하는 형식이었다면 억민 채널에는 꽁트나 단편영화 같은 짧은 영상을 올려요. 공이 많이 들어가고 준비 과정도 훨씬 길지만 많은 분들이 관심을 가져주시니까 힘이 나요.”


그가 유튜브를 통해 서툴지만 최선을 다해 선보이는 연기는 또 다른 꿈을 향해 내딛는 발걸음이기도 하다.그에게는 한국어를 열심히 공부해서 배우에 도전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다.

얼마 전 외국인들의 한국 여행기를 보여주는 MBC에브리원의 인기 프로그램 <어서와, 한국은 처음이지>에 출연해 유쾌한 스페인 친구들과의 여행기로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방송을 마친 뒤 그에게는 한 가지 아쉬움이 남았다. 부모님과 친구들에 대해 더 자세히 소개하고 싶어도 한국어 실력이 부족해 마음속에만 담아두어야 했던 이야기가 많았던 것이다.




발음도 훨씬 정확해야 할 것 같고요. 한국어는 방송뿐 아니라 제 본업인 모델 일에서도 매우 중요해요. 앞으로는 최근 주력하고 있는 영상광고를 많이 찍을 계획이거든요. 지금까진 표정 연기나 스페인어로 대사를 했는데 한국어 대사가 있는 광고도 찍어보고 싶어요.”

한국어 공부와 창의적인 유튜브 콘텐츠 구상은 물론 모델의 기본이 되는 몸매를 다듬기 위해 운동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자기계발에 매진하는 그는 요즘 누구보다도 치열하고 열정적인 청춘의 한때를 보내고 있다. 


189센티미터의 훤칠한 키와 다부진 몸매, 스페인에서 온 미남 모델이라는 점 등으로 주목받기 시작했지만 그는 사람들이 외적 조건만으로 자신을 판단하지 않기를 바란다. 그는 진정한 실력으로 승부하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꿈꾸며 오늘도 끊임없이 자신을 갈고 닦아나가는 중이다. 


한국에 정착한 지 3년, 교육열이 뜨겁고 예의범절을 중시하는 한국의 문화를 몸소 체험하고 난 뒤에야 비로소 그는 아버지가 왜 그렇게 엄격하게 공부를 시키고 예의를 강조했는지 이해하게 되었다.

이젠 그런 아버지에게 감사한 마음도 든다. 아버지를 통해 어릴 때부터 어른들을 대하는 태도나 식사 예절 등을 익힌 덕에 한국 생활에 빨리 적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페인에서 아들을 그리워하는 어머니를 생각할 때면 마음이 편치 않다. 한국에서 모델과 크리에이터로 인정받으며 자랑스러운 아버지 이야기를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게 된 것은 무척 뿌듯하지만 늘 어머니 곁에서 웃음을 드리지 못해 죄송할 때가 많다.

그는 모델, 크리에이터, 배우 등 이루고 싶은 게 참 많다. 그중에서도 그의 가장 간절한 꿈은 어머니와 함께 사는 것이다.

꿈에 한 발짝 더 다가가 좀 더 안정된 생활을 누리게 되면 어머니를 한국에 모셔오겠다는 포부를 품고 다방면에서 왕성한 활동을 벌이는 장민.

힘든 순간도 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는 그에게서는 정열의 나라 스페인에서 온 청년다운 뜨거운 열정이 느껴진다.

그 열정으로 차근차근 주어진 일들을 해나간다면
어머니와 함께 아버지의 나라에서
행복하게 살 그날이 머지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글 조연혜 기자 | 사진 최순호

 

 

 


[출처] 샘터
ⓒ 본 콘텐츠는 발행사에서 제공하였으며,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재배포 등을 금합니다.


포스트 공유하기     
샘터

샘터

정기구독 상세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