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로 떠난 세 배우, 여행의 기록

아르헨티나로 떠난 세 배우, 여행의 기록

On March 05,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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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최고의 미봉 피츠로이를 등반하는 세 트래블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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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보카를 구경한 뒤 시내버스를 타고 숙소로 돌아가는 중.

아르헨티나 최대 벼룩 시장인
산 텔모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

아르헨티나 최대 벼룩 시장인 산 텔모에서 시원한 맥주 한잔.

시즌 1에 이어 <트래블러 2>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나라와 캐스팅으로 돌아왔네요. 두 번째 여행지로 아르헨티나를 선택한 이유는 뭔가요?
김멋지 작가 시즌 1 때 쿠바를 선택한 건 배낭여행의 모습을 최적화해서 보여줄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어요. 쿠바라는 나라 자체가 작고 아기자기한 느낌이 드는 곳이었거든요. 그래서 시즌 2에서는 쿠바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은 어떨까 싶었죠. 그 결과 조금 더 멀리 있는, 그리고 땅이 거대해서 다양한 모습을 지니고 있는 아르헨티나로 떠나게 되었어요.

이번 여행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김재원 PD 15일간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시작으로 이구아수를 갔다가 ‘파타고니아’라고 잘 알려진 남미 대륙의 남방 지역으로 이동했어요. ‘엘칼라파테’와 ‘엘찰텐’ 등을 여행하고 마지막으로 세상의 끝이라고 하는 ‘우수아이아’에서 마무리했죠.

이번 시즌엔 여행자가 한 명 더 늘어 세 명이 되었어요.
김재원 PD 일단은 두 번째 시즌을 맞아 시즌 1과는 다른 분위기를 원했어요. <트래블러>가 다큐멘터리 형식의 예능이라고는 하지만 다큐멘터리라는 것이 꼭 조용하고 고즈넉한 것만은 아니거든요. 그저 저희가 여행자들을 따라가는, 팔로하는 방식이 다큐멘터리인 거지, 그 안에 담는 내용은 달라져도 되는 거고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출연자를 캐스팅할 것이냐, 혹은 어떤 조합으로 할 것이냐가 제일 중요했던 것 같아요. 두 명의 조합으로 쿠바라는 나라의 매력을 맘껏 보여줬다면 여행자가 세 명이 된다면 훨씬 더 에너지 있고 유쾌한 분위기를 담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죠.

강하늘, 안재홍, 옹성우까지 지금 대세라는 배우들을 한데 모았는데 어떤 기준으로 구성했나요?
김멋지 작가 기본적으로는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추렸어요. 세 사람 모두 여행을 즐기고 대외적으로도 여행을 좋아하는 걸로 잘 알려져 있었고요.
김재원 PD 여행자로 봤을 때 계속해서 궁금증이 생기고 ‘저 사람과 여행을 하면 어떤 느낌일까’ 하고 호기심이 생기는 이들을 1순위로 했어요. 강하늘의 경우 이전에도 여행 프로그램에 출연하기도 했지만 그때는 형들을 따라다니는 막내로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면 이번에는 의젓한 형이자 동생이었죠. 안재홍은 미식가로 잘 알려져 있거든요. 저희 사이에서는 ‘유연한 카리스마’로 통했는데 그 나름의 독특한 매력이 있고 유쾌한 사람이라 그의 일상이 궁금하다는 포인트가 있었죠. 만약 막내가 있다면 저런 모습이지 않을까 할 만큼 옹성우는 귀여웠고요. 이러한 셋이 함께 다니는 모습이 궁금해서 이들을 캐스팅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흔히들 도장 깨기라고 하잖아요.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다채로운 여행지와 그 감동이 자꾸 앞서더라고요.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받았던 어떤 강렬한 기억을 이구아수에서 한 번 깨고, 이구아수에서 ‘이거 너무 센데’ 싶었는데 파타고니아 모레노 빙하에서는 이구아수한테 미안할 정도의 감동이 들었죠. 그런데 그 감동을 또 깨는 곳이 나타나더라고요. ‘우수아이아’라는 세상의 끝에 펭귄들이 사는 섬이 있어요. 그 섬에서 저는 ‘역시 펭귄이 최고지’ 하는 생각을 했어요. 그러다 마지막 종착지, 영화 <해피 투게더>에 나왔던 등대로 가요. 세상 끝에 있는 등대로. 거기서는… 여기까지만 말하겠습니다(웃음).” _안재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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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구아수 폭포에서 악마의 목구멍으로 가는 길.

그렇게 떠난 셋의 여행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김멋지 작가 방송을 보면 아시겠지만 세 사람의 매력이 정말 다 달랐어요. 100명이 있으면 100가지 여행이 있다고 하잖아요. 시즌 1과 다르게 각각 매력적인 여행자의 모습을 갖고 있어 많은 공감이 될 것 같아요. 도전적이고 새로운 것을 즐기는 강하늘, 열심히 공부해서 여행을 이끄는 안재홍, 항상 카메라를 가지고 다니면서 사진 촬영을 하는 옹성우까지 각기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죠.
김재원 PD 옹성우는 형들뿐만 아니라 아르헨티나의 거리, 아이들, 자연 등을 촬영했는데 저희도 나중에 보고 깜짝 놀랐어요. 사진을 정말 잘 찍더라고요. 여행자의 다양한 케이스 중 하나로 치면 옹성우는 착실한 기록자이고, 그 덕분에 함께 여행한 형들은 좋은 사진을 많이 남길 수 있었죠(웃음). 사실 강하늘과 안재홍은 영화 〈스물〉에서 만나 친분이 있었지만 옹성우는 이번 여행을 계기로 처음 만난 사이거든요. 그래서 서로 친해질 시간이 필요하겠구나 싶었는데 첫날 첫 식사를 하면서 급격하게 친해졌어요. 식당에 걸려 있는 메시 사진을 보다가 축구 이야기가 나왔는데, 세 배우 모두 축구를 좋아하지 않았던 거예요. 남자라면 아마 공감할 텐데 축구를 좋아하지 않는 남자 세 명이 모이기란 결코 쉽지 않거든요. 세 명 중 한 명은 해외 축구 팬이거나 최소한 국대는 볼 텐데, 강하늘은 아직도 우리나라 국가대표 골키퍼가 이운재 씨 아니냐고 할 정도로 관심이 없는 편이었어요(웃음). 좋아하는 게 같을 때 일으키는 화학적인 상승 작용도 있지만, 모두 다 좋아하는 것을 나만 좋아하지 않을 때 느끼는 동질감도 상승 작용을 일으키더라고요. 그때 서로 신기해하면서 “야, 축구 안 좋아하는 남자 셋이서 아르헨티나에 와 있다” 하며 서로 마음의 문을 연 것 같아요. 옹성우도 안재홍이 ‘족구왕’이니 당연히 축구를 좋아할 줄 알았대요. 그때 ‘우리는 뭔가 좀 통한다’ 하는 느낌이 든 것 같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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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타고니아의 한적한 목장에서 휴식을 취하는 옹성우와 안재홍.

“오랜만에 떠나는 여행이라 그런지 기분이 참 좋았어요. 사실 여행도 여행이지만 캐리어가 아닌, 배낭을 메고 가는 여행은 항상 기분 좋은 설렘이 있는 것 같아요. 편한 여행의 느낌이 아닌, 그 공기 안에서 지내겠다는 다짐 같은 느낌의 배낭이랄까요. 지금 다시 그 시간을 돌이켜봤을 때, 풍경보다는 그걸 보고 있던 많은 사람의 표정이 먼저 떠오르는 것을 보면 풍경보다 같이 있던 그 상황이 즐거웠던 것 같아요.” _강하늘

수많은 여행 경험을
토대로 <트래블러>에
여행의 묘미를 더한
김멋지 작가.

수많은 여행 경험을 토대로 <트래블러>에 여행의 묘미를 더한 김멋지 작가.

      

 

시즌 1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일 것 같아 기대가 돼요.
김재원 PD 아마도 분위기가 180도 다르지 않을까 해요. 저희가 예능적으로 무언가를 요구하거나 편집하지도 않았지만 그 안에서 그들끼리 재미있게 놀더라고요. 시즌 1이 여백의 미나 시적인 순간들이 있었다면 시즌 2는 우당탕하는 사건 사고가 있는 순간들이 굉장히 많았어요. 여행자들끼리 웃긴 순간이 많아서 여행 내내 웃음이 끊이질 않았죠. 시즌 1의 여행자들이 감성 코드가 맞았다면 시즌 2의 여행자들은 유머 코드가 맞는 게 포인트랄까요. 그게 잘 전달이 된다면 시청자들 역시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재원 PD는 시즌 2에 새롭게 합류했는데, 어떤 마음으로 임했는지 궁금해요.
팬의 입장에서 본 시즌 1은 참 재미있었어요. 다큐멘터리 같은 예능이 예능 PD 입장에서 오히려 신선하더라고요. 특히 첫 회가 굉장히 인상적이어서 최창수 PD에게도 ‘진짜 최고다’라는 이야기를 했을 정도죠. 그러다 <트래블러> 팀에 합류하게 되면서 시즌 2에서는 스토리적으로 흥미진진했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생기더라고요. 특정 캐릭터를 몰아주거나 구성을 현란하게 하지는 않지만 한 가지 포인트 정도에서 이 여행이 어떻게 진행될지 궁금하게 하는 요소를 전체 시즌에 불어넣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물론 이건 편집상의 문제이긴 해요. 촬영은 시즌 1과 비슷하게 했거든요. 그런 아이디어를 많이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지금도 이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트래블러 2>는 무엇에 중점을 두고 보면 좋을까요?
김멋지 작가 1회부터 10회까지 여행하는 도시들이 가진 매력이 다 달라서 보는 재미가 있을 거예요. 여행자들의 의상도 반팔부터 패딩까지 사계절 의상이 모두 나오거든요. 도시가 바뀔 때마다 새로워지는 풍경을 만나는 것도 <트래블러 2>의 재미 포인트가 될 것 같고요.

<트래블러>를 전두 지휘한 김재원,
고혁준, 김은지, 김선형 PD.

<트래블러>를 전두 지휘한 김재원, 고혁준, 김은지, 김선형 PD.


이번 아르헨티나 여행은 어떻게 정의 내릴 수 있을까요?
김멋지 작가 아르헨티나는 마치 ‘종합 선물 세트’ 같아요. 여행지로서의 아르헨티나는 약점이 없는 곳이에요. 어떤 나라를 가면 자연은 훌륭한데 먹을 게 부족하거나, 도시는 예쁜데 자연이 없거나, 액티비티는 있지만 역사가 없는 등 하나씩 아쉬운 부분이 있기 마련이잖아요. 하지만 아르헨티나는 정말 없는 것 없이 다 있어요. 심지어 물가도 싸죠.
김재원 PD 미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려야 할 것 같아요. 이번 여행에선 특히 식욕을 자극하는 모습이 많아 다이어트에 방해가 될 수도 있거든요(웃음). 아르헨티나의 음식이 참 맛있어요. 와인도 훌륭하고요. 게다가 세 배우 모두 맛 표현을 정말 잘하더라고요. 같은 음식을 먹은 저희가 들어도 ‘저렇게 표현할 수도 있구나’ 싶을 정도로 아주 맛깔나게 표현해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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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레노 빙하 트레킹을 앞두고 기념 촬영 중인 세 트래블러.

언제나 형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던,
<트래블러> 공식 포토그래퍼 옹성우.

언제나 형들 사진 찍기에 여념이 없던,< 트래블러> 공식 포토그래퍼 옹성우.


“여행 중 지친 체력 보충을 위해 ‘형님들!’ 하고 부르며 홍삼 스틱을 준 적이 있어요. 그 후로 이 ‘형님들!’이라는 말이 마치 스위치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죠. 그야말로 뜬금없는 상황에서도 ‘형님들!’ 하고 외치면 형들이 ‘갑자기?’ 하며 즐거워했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번 여행은 제게 그저 맑은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살아가면서 짊어지는 책임감을 잠시 내려놓은 채 완전한 옹성우로 돌아가 아르헨티나가 주는 많은 것을 몸소 느끼고 왔죠. 그래서 다시 힘차게 달릴 수 있는 힘을 얻은 것 같고요.”
_옹성우  

[출처] 그라치아 Graz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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